나는 어릴 때부터 아기를 낳는다고 하면 무조건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할 생각이었다.
자연분만을 고집했던 이유는 수술이 더 무서웠고 출산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기 때문에 그리고 아기를 낳고 바로 아기를 안아보고 싶었다. 하지만 임신부터 출산 모든 게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.
24년에 첫째를 유도분만 하다가 응급 제왕으로 낳게 되었고, 자연분만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컸다. 그래서 둘째는 무조건 브이백이다 하고 다짐했다. 그런데 수술 후 둘째도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며(안 그러면 너무 위험해서) 다니던 병원에서는 브이백을 안 한다고 해서 브이백 전문 병원으로 옮겼다. 위험하면 어떻게든 해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의료진들을 믿고 따랐다.💪🏻💪🏻
그 결과 브이백 성공!
병원에 1박 2일간 있으면서 핸드폰에 적어 놨던 메모글로 후기를 써볼까 한다.
입원날
11/19일
11시 40분까지 병원에 가야 해서 아침에 첫째 등원시키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갔다.
(몇 주간 첫째를 못 본다는 생각에 한번 꼭 안아주고 빠빠이 했다.. 아무것도 모르는 첫째🥲 슬프고 싱숭생숭했지만 그럴 기분을 느낄 새도 없이 병원으로 갔다.)
늦어서 12시 도착..
몸무게, 혈압 재고 마지막 소변검사 후 진료를 봤다
(혈압 정상, 38주 1일 몸무게 62.4킬로 7-8킬로 정도 늘었다)
출산 전 마지막 초음파.. 아기 머리, 배둘레 체크했더니 무게는 3킬로 안될듯하다고 하셨다.
부원장님께 진료를 받고 입원 준비를 하러🫠
1층 원무과에서 서류 쓰고 3층 분만실 와서 설명을 듣는데, 오늘은 하는 게 없어서 여유로운 느낌
첫날이라 폴리백만 넣을 건데 오후에 진행한다고 점심 먹고 오라고 해서 근처 버거킹 가서 최후의 만찬을 즐겼다.
산본점 버거킹 맛집이네👍🏻👍🏻
3시까지만 오면 된다고 해서 여유 있게 흡입하고 다시 병원으로 고고

- 2시 15분
밥 먹고 와서 혈압, 체온 체크 후 팬티만 빼고 환복.. 이제 슬슬 떨리기 시작했다.
누워서 태동 검사..
분만실도 따뜻하고 배도 부르니 졸렸다.
태동검사 중 심박수가 일정하게 뛰다가 아기가 움직일 때마다 심박수가 엄청 빠르게 뛴다.
- 3시 50분
2번째 태동검사
애기 잘 논다고 10 분하고 뺌
5시쯤 폴리백 넣는다 그래서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.. 이제 시작이구나 싶고..
아플 거 같아 무서웠지만 내가 선택한 거니까 '할 수 있다! '속으로 외치며 기다림
- 5시 15분
폴리백 삽입 후 자리로 돌아와서 태동검사
(폴리백 넣을 때 긴장하면 더 아프다 그래서 최대한 힘을 빼려고 계속 심호흡했지만 그래도 너무 아팠다!! 🥲🥲🥲
폴리백하기전에 화장실 다녀오길 잘한 듯)
폴리백 넣고 태동검사를 하니 아기가 움직일 때마다 폴리백 줄이 같이 움직여서 불편한 느낌..☹️
옆으로 누워있어도 앉아있어도 다 불편해서 정자세로 누워있었다..
이 상태로 내일 아침까지 있어야 한다니 약간 절망적..

- 5시 35분
오늘의 일정은 여기까지~ 분만실에서 회복실?로 자리를 옮겼다.
나가서 먹을 수가 없어서(밖에서 먹을 순 있지만 폴리백한채로 나가야 한다) 병원밥을 신청해서 저녁 식사를 했다.
앉아서 먹기 불편해서 빠르게 후루룩 먹고 다시 누웠다. 아기 낳기 전에 하는 마지막 식사..!
아기 낳을 때 힘내야 하니까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다.
저녁 먹고 누워서 쉬는데 아까와는 다르게 태동이 있을 때마다 아랫배에 뻐근한 느낌이 들기 시작
자궁수축인 듯..
- 9시 30분
3번째 태동검사
태동검사를 많이 하길래 왜 계속하는지 물어보니 밤에는 수축 있으면 안 되니 수축이 있을 경우 수액을 놓기 위해서 한다고 했다.
수액을 맞으면 수축을 줄어든다고 했다.
아랫배가 뻐근한 게 불안했는데, 자궁수축이 맞았다.. 결국 수액을 놔주심

처음엔 왼팔에 바늘 꽂았는데 바로 터졌다고 오른팔에 놔주셨다..
너덜너덜 해진 내 팔.. 아프다 흑흑😭😭
- 새벽 2시
침대가 불편해서 잠을 깊이 못 자겠다..
폴리백하고 걸어 다니기 불편해서 참다 참다가 화장실에 다녀왔는데, 패드에 약간의 피가 묻어져 있었다😱
아랫배도 계속 아프고.. 자궁 수축이 계속 있어서 오늘 낳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.
둘째 날
11/20일
- 아침 6시
혈압재고 전날 밤 맞았던 수액이 다 돼서 새 거로 교체를 했다.
그리고 관장..
5분 참아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여서..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다.
- 6시 25분
짐 들고 다시 분만실 침대로 이동해서 태동검사
- 6시 28분
맞고 있던 수액에 유도제 투입.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아주 약하게 넣어주셨다
(이때부터 물이나 이온음료는 먹어도 되는데 음식은 안된다고)
오후 1 -2시부터 유도제 넣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시작해서 놀랬다
남편보고 점심 먹고 오후에 오라고 했는데ㅋㅋ.. 급 연락해서 오라고 했다
- 7시 8분
배가 아픈 듯 안 아픈듯한 통증이 느껴졌다.
관장 때문에 아픈 건지 유도제땜에 아픈건지 모르겠다
- 9시 15분
폴리백 제거 후 내진.. (심호흡하면서 힘 빼는 게 제일 안아픈데, 힘빼는게 어렵다)
첫째 낳을 때가 생각나면서 이제 시작이구나 싶었다
- 9시 25분
태동검사 시작
아랫배가 살살 아프다
- 10시
간호사선생님이 내진.. 3센티 열림
조금씩 진행되는 걸 보시고 호흡법을 알려주셨다
살살 아픈 통증이 보통 생리통 느낌으로 올라왔다
아직 참을만했다
간호사선생님이 할 수 있다고 옆에서 계속 마음을 다잡아주셨다
- 10시 20분
새우자세 하고 무통관 삽입
무통관 넣는 건 별로 아프지 않음.. 척추로 바늘이 들어오는 느낌만 난다
촉진제 양도 늘렸다
- 10시 35분
원장님이 내진해 주심.
내진하면서 양수 터뜨림. 양수 터져서 이때부터 통증이 조금 더 세졌다.
항생제 테스트
- 10시 58분
내진 4센티
- 11시 20분
무통주사 맞음
등으로 주사액이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. 등이 확 시원해졌다
- 11시 26분
몸이 따끈해지면서 갑자기 졸림
- 11시 43분
내진 6센티
무통주사 덕분에 심호흡 3번 하면 아프던 진통이 심호흡 1번만 하면 진통이 사라졌다
무통 만세
- 12시 18분
내진 8센티
무통 빨로 이제 내진해도 많이 아프지 않았다.
- 12시 33분
마취가 점점 풀리는지 통증이 다시 세졌다
진통을 줄이고 싶어 호흡에 집중했다.
호흡을 뱉을 때 몸에 힘을 완전히 빼는 게 진통에 많은 도움이 됐다.
갑자기 마취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진짜로 똥꼬에 뭐가 낀 느낌..
그때부터 진통 느껴지면 힘주라고 하셔서 아플 때마다 똥 싸듯이 계속 힘을 줬다
힘 안 주는 게 더 아픔 ㅠ
7번 정도 힘주니 휠체어에 타라고😱 수술실에 누워서 계속 힘줌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

- 1시 32분
둘째 추추 탄생 🎉🎉
쑥- 하고 밑으로 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.
추추가 나오고 진짜 배 아픈 게 확 없어짐
대신 후처치가 아파서 혼났다 ㅠ 꿰매는 느낌.. 따끔따끔
소변줄 꼽고 거즈 넣고.. 거즈 넣는 게 제일 아프고 불편했다

아기 낳고 입원실 올라와서 바로 먹는 미역국 ㅎㅎ
막판에 너무 정신없이 진행돼서 내가 진짜로 아기를 낳았다니 실감이 안 났다.
밥 먹으면서 든 생각은 내가 해냈다!!😭😭 그리고 생각보다 할만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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